제목: 카페가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라구요?

‘카페에서 공부가 잘되는 이유’가 인터넷에서는 백색 잡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익숙한 백색 잡음 중 한가지 예는 라디오에서 “지직”거리는 소리입니다. 카페에서 들리는 백색 잡음이 다른 소음을 덮어주어 오히려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일까요?

이 주제로 인터넷 상에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입니다. 2012년 미국과 캐나다 경영학과 연구팀이 소비자연구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발표했습니다. 창의성과 관련한 과제를 피험자들에게 제시하면서 생활 소음들을 뒤섞여 만든 잡음을 낮은 소음 (50db), 보통소음 (70db) 그리고 높은 소음 (80db)의 배경 소리로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조건에서 가장 창의적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들의 결론은 보통 소음 상태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나왔으며, 창의성이 높은 사람일 경우 혁신적인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높은 소음 조건에서는 창의성이 저해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소음과 창의성의 관계에 중점을 둔 논문입니다. 집중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지금 말씀드릴 논문 결과를 보면 우리가 카페에서 공부를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독일 연구진이 2015년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피험자가 보았던 정보를 기억해야 하는 동안 아무 소리를 들려주지 않거나 “삐”하는 음 혹은 백색 잡음을 들려주었습니다. 기억을 유지해야 하는 동안 백색 잡음이 배경으로 깔렸더니 작업기억 (Working memory: 혹은 작동기억)의 정확도가 오히려 저하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백색 잡음이 모든 인지 기능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학업능력과 상관관계가 높은 작업기억의 정확도를 저해한다는 사실은 인지조절 능력에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 나는 소음을 백색 잡음이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다른 모든 소리까지 덮을 것이라고 믿지 마십시오. 카페에서는 믹서 소리, 핸드폰 벨소리, 통화하는 소리, 음악소리 등 많은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소음은 여러분의 주의력을 방해하는 소리 입니다. 소리뿐이겠습니까? 사람들이 왔다갔다하고 문이 열릴 때마다 찬바람 혹은 더운 바람이 훅 하고 불기도 하고 눈길을 끄는 풍경도 자주 발생합니다. 카페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핸드폰 문자가 도착할 때마다 쉽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방해자극이 넘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서 여러분의 주의력이 분산되어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공부가 더 잘된다고 착각합니다.

카페는 여러 명이 토론하기에는 좋은 환경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만나 차를 한잔 나누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에는 참으로 좋습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하에 주의집중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할 때와는 다릅니다. 카페는 자유스러운 환경에 압박감도 주지 않습니다. 공부한다고 앉아 눈으로 열심히 교제를 읽고 컴퓨터에 리포트를 타이핑합니다. 카페를 나오면서 뭔가 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건 느낌입니다. 착각에 빠져버린 느낌입니다. 여러분의 메타인지는 언제든지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공부가 쉽게 된다고 느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만 해야 합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짧고 굵게 주의집중해서 공부 한 다음 나머지 시간은 운동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하면 여러분의 인지 기능은 더욱 좋아집니다. 카페나 도서관에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한다고 인지 기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글쓴이 윤은영

 

인용 논문>

Herweg, N.A., & Bunzeck, N. (2015). Differential effects of white noise in cognitive and perceptual tasks. Frontiers in Psychology, 6, Article 1639.

Mehta, R., Zhu, R., & Cheema, A. (2012). Is noise always bad? Exploring the effects of ambient noise on creative cogni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784-798.